경북형 과학중점학교의 정수… 과학·수학 이수 45%의 파격과 ‘학생 주도’의 혁신
천년 고도 경주의 역사적 토양 위에 미래 과학의 싹이 트고 있다. 경주 지역 유일의 ‘경북형 과학중점학교’로 지정된 계림고등학교(이하 계림고)가 그 주인공이다. 계림고는 일반고의 틀을 깨고 과학·수학·정보 교과의 이수 비율을 45%까지 끌어올리는 파격적인 교육과정을 통해 이공계 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단단히 다지는 학생 주도 교육’을 뜻하는 ‘단.디.함.’ 비전 아래, 학생들은 스스로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첨단 연구 장비를 활용하며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 미래를 창조하는 새 화랑의 엔진, ‘단.디.함.’ 교육 철학
이숙희 교장이 이끄는 계림고 교육의 종착지는 단순히 상급 학교 진학에 머물지 않는다. ‘미래를 창조하는 새 화랑 육성’이라는 목표 아래, 건강한 신체와 즐거운 배움이 공존하는 학교 공동체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철학을 현실로 구현하는 핵심 동력이 바로 ‘단.디.함.’ 교육이다.
이는 미래 역량을 ‘단’단히 다지는 학생 주도형 교육과정을 구축하고, 학생 스스로 주도적인 삶을 ‘디’자인하는 교과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배움의 행복을 공동체와 ‘함’께 나누는 인성 활동을 포괄한다. 경상도 방언으로 ‘단단히, 제대로’를 뜻하는 ‘단디’라는 어감이 주는 신뢰감처럼, 계림고는 지식의 단순 습득을 넘어 학생 스스로 삶을 개척해 나가는 근원적인 힘을 기르는 데 교육의 본질을 두고 있다.
■ 일반고의 보편성과 과학고의 전문성을 융합하다
계림고 교육과정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반계 고등학교의 인문적 소양과 과학고 수준의 심화 교육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과학중점 교육’에 있다. 통상 일반고의 과학·수학 교과 비중이 30% 내외인 것과 달리, 계림고는 이를 45%까지 확대 편성해 이공계 진로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압도적인 학습 환경을 제공한다.
여기에 전체 과정의 10% 이상을 STEAM(교과융합) 활동으로 채워 과학적 사고와 인문학적 감수성을 동시에 갖춘 융합형 인재를 길러낸다. 포스텍(POSTECH) 연계 캠프나 방사광가속기 내부 투어 같은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이론에만 매몰되지 않고 첨단 기술의 현장을 직접 목격하며 자신의 진로를 구체화하는 밑거름이 된다.
■ 스스로 길을 만드는 ‘학생 맞춤형’ 학업 설계도
계림고 교정에서 학생은 수동적인 관찰자가 아닌, 자신의 미래를 직접 그리는 설계자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발맞춘 ‘고교 학점제 바이블’ 제작과 ‘맞춤형 교육과정 박람회’를 통해 1학년 때부터 자신의 진로에 맞는 과목을 선택하고 3개년 학업 계획서를 스스로 작성하기 때문이다.
또한, 자기주도성과 창의성을 평가하는 ‘새화랑 인증제’를 실시해 오답노트 작성부터 전공 심화 독서까지의 전 과정을 학교가 꼼꼼히 기록하고 관리한다.
이숙희 교장은 기초가 부족한 학생을 위한 ‘두드림 프로젝트’를 직접 챙기며 단 한 명의 학생도 포기하지 않는 책임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그리고 수능 대응력을 높이는 ‘수능 특별 강의’를 통해 학생 개개인의 학습 속도에 맞춘 섬세한 지도가 어떻게 공교육의 신뢰를 높이는지 보여준다. 이러한 섬세한 지도는 결과적으로 2025년 진학 교육 우수 고등학교 선정이라는 쾌거로 이어졌다.
■ 지역사회의 과학 문화를 일궈내는 ‘열린 허브’
계림고의 교육적 성취는 학교 담장을 넘어 경주 지역 사회 전체로 확장된다. 첨단 과학 인프라를 지역 중학생들에게 개방하는 ‘계림 Open-Lab’은 물리, 화학, 생명과학 등 다양한 부스를 통해 실험 중심의 탐구 문화를 후배들과 공유하는 장이 된다.
뿐만 아니라 시민과 가족이 함께 밤하늘을 관측하는 ‘시민천문캠프’는 학교가 지역 과학 문화의 거점으로서 어떻게 기능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이숙희 교장은 “학교는 지역 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유기체여야 한다.”는 신념 아래 국제 교류 프로그램도 활성화했다. 일본 SSH(Super Science High School) 학생들과 영어로 연구 결과를 공유하며 세계를 무대로 소통하는 계림고 학생들의 모습은 글로벌 인재로서의 기틀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 “단단한 기초 위에 세우는 미래의 꿈”
계림고의 ‘단.디.함.’ 교육은 단순히 성적을 올리는 기술이 아니다. 스스로 길을 찾아가는 근육을 키우는 과정이다. 이숙희 교장의 혜안과 교직원들의 헌신 그리고 학생들의 열정이 빚어낸 이 교육 시스템은 이제 경주를 넘어 대한민국 공교육의 새로운 모델이 되고 있다. 과학적 논리와 예술적 감성을 겸비한 ‘새 화랑’들이 계림고라는 발사대를 통해 미래 사회라는 우주로 힘차게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 에디터스 노트(Editor’s Note)
질문하는 화랑들이 만들어갈 ‘정답 없는’ 미래를 응원하며
계림고의 교육 현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결과로 증명되는 ‘성적표’가 아니라, 과정 속에서 피어난 학생들의 ‘치열한 질문’들이다. 국외 학교와의 영어 토론부터 고체연료 로켓 발사 프로젝트까지, 학생들이 직접 부딪히며 얻어낸 데이터들은 그 어떤 교과서보다 값지다.
교육의 역할은 학생들에게 정답을 외우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해답을 찾아갈 지도를 쥐여주는 데 있다. 그런 의미에서 계림고가 실천 중인 ‘단.디.함.’ 교육은 우리 공교육이 나아가야 할 가장 정직하고도 강력한 이정표다.
천년의 지혜가 담긴 경주의 토양 위에서, 이제 계림고는 ‘단단한 기초’라는 뿌리를 내려 ‘찬란한 미래’라는 꽃을 피울 준비를 마쳤다. 이곳에서 시작된 변화의 선율이 경주를 넘어 대한민국 교육의 새로운 표준이 되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KTN 월간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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