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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과 대구경제

KTN 월간코리아 | 기사입력 2024/07/13 [14:49]

'워런 버핏'과 대구경제

KTN 월간코리아 | 입력 : 2024/07/13 [14:49]

 

버핏의 두번째 대구 투자

 

세계적인 '투자의 귀재'이자 '오마하의 현인'(Oracle of Omaha)이란 별명으로 유명한 워런 버핏(Warren Edward Buffett) 버크셔 해서웨이 이사회 의장 겸 CEO가 대구와 각별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그가 지분을 모두 소유한 한국 기업은 단 2곳이다. IMC 그룹 계열사 '대구텍(TaeguTec)󰡑과 'IMC 엔드밀󰡑로 2곳 모두 대구에 본사와 생산시설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 IMC그룹이 지난 1월 11일 달성군 가창면에 있는 'IMC엔드밀'에 1억달러(약 1300억원)를 들여 반도체 소재 제조시설을 신축, 텅스텐 분말을 생산할 계획안을 가지고 대구시와 투자협약식을 가졌다.

 

IMC 그룹을 통한 워런 버핏의 대구 투자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8년엔 1000억 원을 투자해 금속 업체인 대구텍을 세웠고, 2018년엔 675억원을 들여 첨단 절삭 공구 기업인 IMC 엔드밀을 건립했다. 이번 반도체 소재 제조 공장까지 들어설 경우 워런 버핏의 누적 투자액은 3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워런 버핏은 2007년 대구 방문에 이어 2011년 재방문하며 대구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당시 그는 "아시아에서 두 번 찾은 도시는 대구가 유일하다"며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버핏의 남다른 '대구 사랑'이 대구경제 활성화, 나아가 대구경제 세계화의 마중물이 되길 지역민들은 고대하고 있다. 이런 세계적인 호재(好材)를 어떻게 활용하여 '상승효과' 내지 '후광효과'를 이끌어 낼 것인지 지역경제에 새로운 화두(話頭)로 등장하고 있다.

 

워런 버핏은 역사상 가장 성공한 가치투자자로 꼽힌다. 투자를 통해 270조원이 넘는 부를 축적했다.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지주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를 통해 투자를 시행하는데 버크셔 해서웨이는 IMC 그룹의 지분을 100% 확보하고 있다.

 

네브래스카 오마하 출신으로 크게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시골 동네 취급받는 오마하에서 평생을 살아 '오마하의 현인'이란 별명이 붙였다.

 

2006년 버크셔 해서웨이가 IMC 그룹 지분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IMC 그룹 계열사였던 대구텍이 자연스럽게 편입됐다. 당시 대구텍은 IMC 그룹의 매출․영업이익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 워런 버핏의 투자 결정에 대구텍의 기여도가 높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 투자에도 축적된 기술력과 우수한 인재에 대한 두터운 신뢰감이 이미 구축돼 있기 때문이다. 당시 박병길 대구텍 부사장도 "IMC 그룹과 워런 버핏은 대구가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며 "한국과 이스라엘은 자원이 부족한 대신 인적 자본이 가장 중요한 성장 원동력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따라서 대구텍의 기술력과 임직원들의 역량을 믿고 그룹 차원에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협약식에 참석한 일란 게리 IMC 그룹 사장 역시 인적 자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대구의 인적 자원은 투자 결정 과정의 핵심"이라며 "대구는 대구경북신공항, 달빛고속철도 등 굵직한 현안을 해결하면서 더욱 매력적인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고 했다.

 

대구시는 더욱 들뜬 분위기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데이터 센터 등에 필수적인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핵심 소재인 텅스텐 분말에 대한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대구시는 내다보고 있다.

 

대구텍(TaeguTec Ltd.)은 아시아 최대의 초경 절삭 공구 및 관련 산업제품 생산기업으로 대한민국 유일의 버크셔 해서웨이 자회사이다. 26개의 해외 법인과 80개국에 130여개의 전문 대리점 망을 구축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인 대구텍은, 2013년 5월, 워렌 버핏이 지분 전량을 인수하면서 자연스레 대한민국 유일의 워런 버핏 자회사가 되었다.

 

전 국영기업 대한중석(大韓重石)을 모체로 하고 있는 대구텍은 100년의 역사를 가지는 기업이기도 하다. 2011년 3월 21일, 대구텍 제2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버핏 회장은 추가 투자를 통해 지속적인 확장을 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번에 그 약속을 실현한 셈이다.

 

 

글로벌 대구경제의 마중물

 

1960년, 당시 대한민국 유일의 외화벌이 국영기업이자, 회사의 수출액이 국가 전체 수출액의 약 60%까지 차지한 대한민국 최대 공기업이었던 대한중석의 역사는 1916년 4월, 강원도 영월의 상동광산이 발견되면서 시작되었다. 당시 어느 기업보다도 자금력을 지니고 있었으며, 세계 최대의 단일광구였던 상동광산과 달성광산을 주축으로 세계 중석시장의 8%, 자유진영 공급량의 10~20%까지 담당하고 있었기에 대외적으로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워런 버핏은 나름의 투자원칙을 잘 드러내지 않지만 드물게 피력할 때가 있다. 주식 선택하는 능력이 부족한 대부분의 일반 개인 투자자들은 몇몇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것보다 미국의 주식시장 대표 지수인 S&P 500을 추종하는 ETF를 사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한 바 있고 미국 기업들에 비해 저평가되어있는 기업들이 한국에 많다고 생각하지만 시가총액이나 거래량이 적어서 투자매력이 떨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세계에서 인터넷만 검색하면 무료로 기업의 모든 정보를 알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며 DART 시스템을 극찬한다.

 

DART 시스템에 대한 내용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주주총회를 앞두고 발송하는 주주편지(한국의 주총참석장에 대응)에 거의 매년 실린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상장기업이 아닌 비상장기업은 공시제도 자체가 없다. 한국의 DART에는 비상장기업도 기본적인 재무제표 공시를 한다.

 

참고로 워런 버핏의 투자 격언 베스트5는 다음과 같다.

1.복잡함을 버리고 단순하게 시장을 보라

2.인내하라. 주가는 어찌 되었던 상승한다.

3.여유 자금은 항상 준비하고 있어라.

4.모두가 투자를 기피할 때가 투자에 가장 적합한 시기다.

5.저렴한 가격으로 평범한 회사의 주식을 사는 것보다는

적당한 가격을 주고 우량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다.

 

 

최근 한국증시가 제대로 가치를 인증 받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증시 밸류 업 프로그램'이 시행되고 있다. 이에 대해 과거 워런 버핏의 발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세제 개편을 검토하던 2010년 11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발언이 화제가 됐다. 그는 "내 사무실에서 전화받는 직원과 청소원들의 세율이 나보다 높다"고 했다. "작년에 세금으로 (소득의) 17.4%를 냈는데 내 직원들은 33~41%를 냈다"는 것이다. 세계 최고 갑부 중 하나인 버핏의 세율이 낮은 것은 미국이 배당소득에 대해 15% 세율로 분리과세를 하는 반면, 근로소득에 대해서는 최고 37% 세율로 누진과세하기 때문이다. 버핏은 1년 소득의 대부분을 배당으로 버니까 세금을 적게 내는 것이다.

 

반면 미국과 정반대로 한국은 세 부담이 너무 과해서 문제다. 우리나라도 배당금에 대해 15.4% 세율로 분리과세하지만, 배당과 이자 등을 합친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을 넘으면 다른 소득과 합쳐 종합과세한다. 대주주의 경우 배당금에 대해 최고 세율인 49.5%를 물어야 한다.

 

대주주 입장에선 높은 세금을 부담하면서 배당을 늘리기보다 여윳돈을 사내에 유보해 미래를 위한 투자 재원으로 쓰는 게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 반면 소액주주 입장에선 쥐꼬리 배당에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런 이해 상충이 한국 주식의 매력을 떨어뜨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라는 고질병을 낳았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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