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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도립공원, 전국 23번째 국립공원 승격

KTN 월간코리아 | 기사입력 2024/07/13 [10:40]

팔공산도립공원, 전국 23번째 국립공원 승격

KTN 월간코리아 | 입력 : 2024/07/13 [10:40]

 

 

전국 23번째 국립공원

 

환경부는 지난해 5월23일 제138차 국립공원위원회를 열고 '팔공산국립공원 지정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팔공산도립공원이 전국 23번째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것이다.

 

11월 말 '팔공산 국립공원 추진단'을 구성하여 이를 통해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도립공원 당시 업무에 대한 인수인계와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31일부터 공단이 직접 관리하고 국립공원 관리사무소 위치도 구체화할 계획이다.

 

송형근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은 "팔공산은 대구광역시 및 경상북도로 구분된 2개의 공원관리청에 의해 이원화되어 관리되고 있어 체계적인 공원 관리가 미흡한 실정"이라며 "국립공원 승격을 통해 선도적인 생태계서비스 기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국립공원 지정 의의를 설명했다.

 

팔공산은 봉황의 모습으로 대구 분지를 감싸는 대구의 진산(鎭山)이다. 삼국시대부터 신라인들이 '아버지의 산(父岳)' 또는 '중심이 되는 산(중악)'으로 신성시하며,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산이다.

 

 

 

1980년 5월에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43년 만에 국립공원으로 승격되었다. 팔공산(1,193m)은 대구광역시 군위군 부계면과 경상북도 영천시 신령면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최고봉인 비로봉(毘盧峰)을 중심으로 동봉(1,155m)과 서봉(1,041m)의 양 날개를 펴고 있다. 남동쪽으로는 염불봉․수봉․인봉․노적봉․관봉 등이 이어져 있고, 서쪽으로는 파계봉을 넘어 가산(架山)에 이른다.

 

팔공산국립공원 지정 시도는 이미 10년 전부터 시작됐다. 대구 경북지역 60여 개 학계와 시민단체들은 2012년 7월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 추진위원회'를 결성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팔공산 내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주민들이 재산권 행사에 대한 불안으로 반대에 나서면서 흐지부지된 바 있다. 대구시 공원녹지과에 따르면 '당시 팔공산도립공원의 28% 면적인 대구 방면 주민은 찬반이 5대5로 갈렸고, 나머지 경북지역 주민들은 거의 반대했다'고 한다. 환경부는 팔공산국립공원 내 사유지 비율은 71.3%로 추산된다고 했다.

소유자는 모두 2,531명이었다.

 

팔공산국립공원 지정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건 4년 전이다. 2019년 대구 달서구 병 당협위원장이었던 강효상 전 국회의원은 조명래 환경부 장관에게 팔공산국립공원 지정을 촉구했다. 이에 환경부는 연구용역을 발주해 팔공산국립공원 승격을 검토했고, 3년에 걸쳐 관계부처가 팔공산국립공원 지정 및 공원계획안을 마련했다.

 

 

 

국립공원공단이 발표한 공원계획안에 따르면 팔공산은 전국 최상위 수준의 자연자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22개 국립공원의 평균 생물종 수가 4,892종인데 팔공산은 8번째 수준인 5,296종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자연경관은 77개소로 7번째(평균 66개소), 문화경관은 91개소로 2번째(평균 42개소)로 많다. 연평균 탐방객 수도 392만 명으로 한려해상국립공원과 북한산국립공원에 이어 3번째로 많다. 2015년 국립공원공단 자체 연구에서 팔공산이 국립공원 지정 타당성 1순위로 꼽힌 이유다.

 

그러나 현재 팔공산에는 동화사 집단시설지구에 있는 케이블카를 제외하곤 대다수의 개발 사업이 답보 상태다. 2008년부터 거론된 갓바위 케이블카 설치와 2015년 '제6차 대구관광종합발전계획' 시 선도사업에 선정됐던 팔공산 구름다리 사업은 환경단체․불교계 등의 반대 속에 개발이 쉽지 않은 실정이 되었다. 국립공원 지정 후에도 풀어야 할 난제다.

 

국립공원 지정에 대한 우려도 만만찮다. 대구 산악계는 지역 산악운동이 위축될 수 있다고 한다. 산악계는 "먼저 국립공원이 되면 탐방로가 다 막힌다. 2016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태백산도 기존에 있었던 많은 등산로들이 비법정탐방로로 묶였다"며 "또한 아무 제한 없이 등반할 수 있었던 팔공산 암장들도 다른 국립공원 암장처럼 허가제가 되면 이용이 매우 불편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 최상위 수준 자연자원 보유

 

실제로 국립공원공단이 고시한 공원계획안의 공원시설계획에 따르면, 기존 도립공원탐방로 30개, 등산로 12개 총 42개가 국립공원으로 바뀌면 탐방로 41개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와 있다. 따라서 지역 산악인들은 "자신들이 개척해 다니던 리지 코스나 능선 워킹 코스도 못 가게 막을 것 같다"고 염려하고 있다.

 

한편 도심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는 팔공산은 지역민들이 자주 찾는 휴식공간이다. 하지만 팔공산이 과거에 어떤 공간이었는지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은 드물다.

 

 

과거 대구분지는 습지와 호수가 대부분이어서 각종 새가 많이 살았는데, 특히 닭과 물닭 등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대구의 예전 이름이 달구벌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팔공산도 예전에 꿩이 많이 살아서 "꿩산"이라고 했었다. 때문에 통일신라 경덕왕은 팔공산이 감싸고 있는 지형인 현재 대구광역시 동구를 한자로 '꿩 치(雉)'자를 써서 치수화라고 부르기도 했었다.

꿩산이 통일신라 말 ~ 고려 초에 전국 지명이 한자어로 바뀌는 과정에서 '공산(公山)'이 되었다고 한다. 그 후, 고려 태조 왕건이 후백제왕 견훤과 팔공산 일대에서 전투를 벌이게 된다. 이때 전사한 8명의 고려 장군을 기려, 이름을 다시 팔공산(八公山)으로 바꾸게 된다.

 

팔공산연구소 조명래 회장은 최근 지역언론사 인터뷰에서 역사․문화․지리학적 관점에서의 팔공산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그는 "우리 민족의 진취적 기상과 도전정신이 팔공산에 어려있다"며 "신라가 팔공산에서 출발해 삼한통일을 성취했던 통일정신의 발원지였고, 6․25전쟁 때 북한 인민군의 침략을 낙동강 방어선의 중심 축선인 팔공산에서 분쇄해 오늘의 대한민국을 지켜낸 호국의 성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저서 '팔공산 지명유래'를 통해 지명을 고증하는 등 팔공산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이제 팔공산은 앞으로 어떤 녹색으로 바뀔지 제2의 변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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